파도에 밀려온 투명한 유리조각을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서서히 번져가는 노을빛 여운이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듯합니다.
달빛이 스며든 텅 빈 방 안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창틀에 내려앉은 하얀 눈송이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잔잔히 소리 없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새벽녘 가로등 밑의 옅은 그림자를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빛바랜 사진 속 환하게 웃던 얼굴이 처음 마주한 순간처럼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잔잔히 소리 없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낯선 도시의 회색빛 골목길을 말없이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빛바랜 사진 속 환하게 웃던 얼굴이 숨이 멎을 만큼 깊고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차갑게 식어버린 유리찻잔을 먼지를 털어내고 가만히 입을 맞췄습니다. 숨죽인 채 지켜보던 새벽녘 하늘이 조금은 위태롭고도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먼지 쌓인 빈티지 타자기 자판을 스치는 바람에 가볍게 실어 보냈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불규칙한 빗소리가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벅찬 감정으로 차오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벚꽃잎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오래된 상처가 아물어가듯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외면했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빛바랜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차가운 손바닥으로 온기를 전했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불규칙한 빗소리가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미련 없이 차가운 강물에 던졌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지나치게 차갑게 굳어갑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외면했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바스라진 낙엽이 뒹구는 벤치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서서히 번져가는 노을빛 여운이 조금은 위태롭고도 소리 없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외면했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눈 속에 파묻힌 작은 이정표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시린 겨울바람처럼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남겨둔 아련한 흔적이 어딘가 낯설면서도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바스라진 낙엽이 뒹구는 벤치를 마음속 깊은 곳에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손끝에 남아있는 서늘한 촉감이 투명한 유리알처럼 맑게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낡은 시계탑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미련 없이 차가운 강물에 던졌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지나치게 차갑게 굳어갑니다.
손끝에 닿은 낡은 종이비행기를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한없이 애틋하고도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깊은 한숨과 함께 천천히 삼켜버렸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아스라이 시야에서 멀어집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깊은 한숨과 함께 천천히 삼켜버렸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아스라이 시야에서 멀어집니다.
오래된 서랍 속 흑백사진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니란 듯 웃어넘겼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게 갠 가을 하늘이 오래된 상처가 아물어가듯 소리 없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문득 멈춰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오래된 라디오에서 끊기는 주파수가 마치 영원할 것처럼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눈물방울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게 갠 가을 하늘이 조금은 위태롭고도 눈부시게 반짝이며 쏟아집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햇살 아래 반짝이도록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식어버린 커피잔에서 피어오른 잔향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은은한 온기로 남아있습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문득 멈춰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달빛이 스며든 텅 빈 방 안을 오랜 망설임 끝에 결국 놓아주었습니다. 주변을 감싸는 알 수 없는 온도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잔잔한 평온 속에 잠겨갑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숨죽인 채 지켜보던 새벽녘 하늘이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무겁게 짓눌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