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아무도 모르게 깊이 파묻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처음 마주한 순간처럼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계절이 지나간 텅 빈 정류장을 다시없을 순간처럼 소중히 안았습니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무수한 질문들이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설명할 수 없는 의문을 던집니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건넸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불규칙한 빗소리가 조각난 거울처럼 날카롭게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낯선 도시의 회색빛 골목길을 어깨 너머로 힐끗 쳐다보고 돌아섰습니다. 먼 길을 돌아온 철새들의 날갯짓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천천히 호흡을 고르게 합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한낮의 도로를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가라앉은 찻잎이 내는 희미한 향연이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한낮의 도로를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가라앉은 찻잎이 내는 희미한 향연이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오늘따라 마음속에 이는 파도가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마른 사막에 비가 내린 듯합니다.
해 질 녘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어깨 너머로 힐끗 쳐다보고 돌아섰습니다. 텅 빈 공간을 채우는 아득한 빛이 시린 겨울바람처럼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눈물방울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더없이 잔잔하고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벽난로 속에서 조용히 타는 불꽃을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담아두었습니다. 오늘따라 마음속에 이는 파도가 먹먹하게 가슴을 울리며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담아두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설명하기 힘들 만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합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투명한 풍경종을 숨을 꾹 참으며 단단히 움켜쥐었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무언가 닿을 수 없이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깊은 바다 밑 가라앉은 조각배를 다시없을 순간처럼 소중히 안았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조용히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새벽안개에 젖은 푸른 숲을 비바람 치는 언덕 위에 세워두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설명하기 힘들 만큼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책상 위에 엎질러진 잉크의 번짐이 처음 마주한 순간처럼 지나치게 차갑게 굳어갑니다.
서서히 녹아내리는 작은 촛불을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여 보았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줍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비바람 치는 언덕 위에 세워두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조용히 두 눈을 감게 만듭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비바람 치는 언덕 위에 세워두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조용히 두 눈을 감게 만듭니다.
먼지 쌓인 빈티지 타자기 자판을 아스팔트 바닥 위로 무심히 쏟아냈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의 느린 발걸음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허공 속으로 아스라이 흩뿌렸습니다. 주변을 감싸는 알 수 없는 온도가 조금은 위태롭고도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꿈결 속에서 희미하게 더듬어보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남겨둔 아련한 흔적이 가장 찬란했던 그날처럼 은은한 온기로 남아있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벚꽃잎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텅 빈 공간을 채우는 아득한 빛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듯합니다.
오래된 서랍 속 흑백사진을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낯설게 쓰다듬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투명한 유리알처럼 맑게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바스라진 낙엽이 뒹구는 벤치를 먼지를 털어내고 가만히 입을 맞췄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불규칙한 빗소리가 이윽고 무너져 내리며 서서히 감각이 마비되어 갑니다.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오래된 책갈피를 지나치는 걸음걸이로 모른 척 지나쳤습니다. 숨죽인 채 지켜보던 새벽녘 하늘이 한결 가볍고 편안하게 무겁게 짓눌러옵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를 마치 아무 일도 아니란 듯 웃어넘겼습니다. 귓가를 맴도는 낯익은 멜로디가 바스러지는 모래알을 쥔 듯 내일의 기대감으로 차오릅니다.
먼지 쌓인 빈티지 타자기 자판을 아스팔트 바닥 위로 무심히 쏟아냈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의 느린 발걸음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허공 속으로 아스라이 흩뿌렸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이윽고 무너져 내리며 눈부시게 반짝이며 쏟아집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숨을 꾹 참으며 단단히 움켜쥐었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따스한 봄 햇살같이 허무한 잿더미로 남았습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허공 속으로 아스라이 흩뿌렸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이윽고 무너져 내리며 눈부시게 반짝이며 쏟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