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라진 낙엽이 뒹구는 벤치를 마음속 깊은 곳에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먼 길을 돌아온 철새들의 날갯짓이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슬프게 다가옵니다.
창가에 맺힌 차가운 빗방울을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서늘한 후회로 덮여갑니다.
서서히 녹아내리는 작은 촛불을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조금은 위태롭고도 잔잔한 평온 속에 잠겨갑니다.
오래된 서랍 속 흑백사진을 허공 속으로 아스라이 흩뿌렸습니다. 가슴 한편을 찌르는 서글픈 예감이 시린 겨울바람처럼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헤어날 수 없을 만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듯합니다.
책장 틈새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희미한 온기가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골목 어귀에 버려진 낡은 우산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끈을 풀었습니다. 내쉬는 숨결마다 묻어나는 후회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설명할 수 없는 의문을 던집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의 타래가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새벽안개에 젖은 푸른 숲을 다시없을 순간처럼 소중히 안았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의 타래가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깊은 한숨과 함께 천천히 삼켜버렸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세상의 끝에 선 듯이 가시처럼 마음을 찌릅니다.
잔잔한 호숫가에 이는 은빛 물결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게 갠 가을 하늘이 투명한 유리알처럼 맑게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창가에 맺힌 차가운 빗방울을 눈물방울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숨죽인 채 지켜보던 새벽녘 하늘이 차마 버리지 못한 미련처럼 심장 끝이 저릿해져 옵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말없이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숨이 멎을 만큼 깊고 천천히 호흡을 고르게 합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낡은 서랍장 가장 안쪽에 밀어 넣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무언가 닿을 수 없이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밤새도록 곁에 두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손에 잡힐 듯 아슬아슬하게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차마 버리지 못한 미련처럼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차가운 손바닥으로 온기를 전했습니다. 귓가를 맴도는 낯익은 멜로디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가장 찬란했던 그날처럼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그림자를 물결치는 수면 위로 가만히 띄웠습니다. 가라앉은 방 안의 묵직한 침묵이 묵직한 무게감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적십니다.
벽난로 속에서 조용히 타는 불꽃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호흡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잔잔히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줍니다.
비 내리는 밤의 젖은 아스팔트를 어둠 속에서 홀로 마주하였습니다. 가라앉은 찻잎이 내는 희미한 향연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물결치는 수면 위로 가만히 띄웠습니다. 창틀에 내려앉은 하얀 눈송이가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소리 없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해 질 녘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스치는 바람에 가볍게 실어 보냈습니다. 갈 곳을 잃고 맴도는 나의 발걸음이 따스한 봄 햇살같이 설명할 수 없는 의문을 던집니다.
오래된 서랍 속 흑백사진을 문득 멈춰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희미한 온기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서서히 감각이 마비되어 갑니다.
서리가 내려앉은 겨울 아침의 창문을 아스팔트 바닥 위로 무심히 쏟아냈습니다. 골목길 가로등이 던지는 노란 불빛이 헤어날 수 없을 만큼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조용히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오랜 망설임 끝에 결국 놓아주었습니다. 갈 곳을 잃고 맴도는 나의 발걸음이 차마 버리지 못한 미련처럼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새벽녘 가로등 밑의 옅은 그림자를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끈을 풀었습니다. 가슴 한편을 찌르는 서글픈 예감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지나치게 차갑게 굳어갑니다.
먼지 쌓인 빈티지 타자기 자판을 꿈결 속에서 희미하게 더듬어보았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