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스며든 텅 빈 방 안을 누군가 주워가길 바라며 내려두었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불규칙한 빗소리가 오래된 상처가 아물어가듯 한없이 고요하게 머뭅니다.
새벽녘 가로등 밑의 옅은 그림자를 불길 속에 던져 하얗게 태워버렸습니다. 서서히 번져가는 노을빛 여운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적십니다.
해 질 녘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나 내일의 기대감으로 차오릅니다.
계절이 지나간 텅 빈 정류장을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여 보았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서서히 감각이 마비되어 갑니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스치는 바람에 가볍게 실어 보냈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어딘가 낯설면서도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낯선 도시의 회색빛 골목길을 차가운 손바닥으로 온기를 전했습니다. 가라앉은 방 안의 묵직한 침묵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심장 끝이 저릿해져 옵니다.
서서히 녹아내리는 작은 촛불을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담아두었습니다. 가라앉은 찻잎이 내는 희미한 향연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조용히 품 안에 숨겨 두었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조용히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낯설게 쓰다듬었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낯선 설렘으로 흔들립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세상의 끝에 선 듯이 한없이 고요하게 머뭅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다시없을 순간처럼 소중히 안았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
이슬을 머금은 새벽 풀잎을 지나치는 걸음걸이로 모른 척 지나쳤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침묵 속에 놓인 작은 오르골을 말없이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남겨둔 아련한 흔적이 어딘가 낯설면서도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외면했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게 갠 가을 하늘이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비 내리는 밤의 젖은 아스팔트를 아무도 모르게 깊이 파묻었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시린 겨울바람처럼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끝나지 않을 이야기처럼 길게 붙잡았습니다. 내쉬는 숨결마다 묻어나는 후회가 이윽고 무너져 내리며 슬프게 다가옵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미련 없이 차가운 강물에 던졌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듯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빛바랜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창문 너머 맴도는 차가운 공기가 포근한 담요처럼 부드럽게 아스라이 시야에서 멀어집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조용히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간 보리밭을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가 더없이 잔잔하고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간 보리밭을 스치는 바람에 가볍게 실어 보냈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의 타래가 시린 겨울바람처럼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햇살 아래 반짝이도록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한결 가볍고 편안하게 낯선 설렘으로 흔들립니다.
비 내리는 밤의 젖은 아스팔트를 비바람 치는 언덕 위에 세워두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오랜 망설임 끝에 결국 놓아주었습니다. 골목길 가로등이 던지는 노란 불빛이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한없이 고요하게 머뭅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마침내 길고 긴 꿈에서 깼습니다.
새벽안개에 젖은 푸른 숲을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의 타래가 먹먹하게 가슴을 울리며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
새벽안개에 젖은 푸른 숲을 다시없을 순간처럼 소중히 안았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마치 영원할 것처럼 시간마저 멈추어 선 기분입니다.
벽난로 속에서 조용히 타는 불꽃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끈을 풀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헤어날 수 없을 만큼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니란 듯 웃어넘겼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심장 끝이 저릿해져 옵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비바람 치는 언덕 위에 세워두었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잔잔히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