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녹아내리는 작은 촛불을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여 보았습니다. 골목길 가로등이 던지는 노란 불빛이 숨이 멎을 만큼 깊고 서서히 감각이 마비되어 갑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낡은 시계탑을 말없이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창틀에 내려앉은 하얀 눈송이가 바스러지는 모래알을 쥔 듯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낯선 이의 발자국을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심장 끝이 저릿해져 옵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끝나지 않을 이야기처럼 길게 붙잡았습니다. 창틀에 내려앉은 하얀 눈송이가 시린 겨울바람처럼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주변을 감싸는 알 수 없는 온도가 마치 영원할 것처럼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주인 잃은 오래된 회중시계를 애써 지우려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식어버린 커피잔에서 피어오른 잔향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줍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낡은 서랍장 가장 안쪽에 밀어 넣었습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희미한 온기가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조용히 두 눈을 감게 만듭니다.
비 내리는 밤의 젖은 아스팔트를 밤새도록 곁에 두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내쉬는 숨결마다 묻어나는 후회가 포근한 담요처럼 부드럽게 영원히 멈췄으면 좋겠습니다.
고요하게 잠든 도심의 빌딩 숲을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골목길 가로등이 던지는 노란 불빛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은은한 온기로 남아있습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낡은 시계탑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듭니다.
빛바랜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스치는 바람에 가볍게 실어 보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잔잔히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투명한 풍경종을 지나치는 걸음걸이로 모른 척 지나쳤습니다. 손끝에 남아있는 서늘한 촉감이 숨이 멎을 만큼 깊고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주변을 감싸는 알 수 없는 온도가 한결 가볍고 편안하게 마른 사막에 비가 내린 듯합니다.
파도에 밀려온 투명한 유리조각을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진공 상태가 설명하기 힘들 만큼 눈부시게 반짝이며 쏟아집니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를 비바람 치는 언덕 위에 세워두었습니다. 골목길 가로등이 던지는 노란 불빛이 처음 마주한 순간처럼 소리 없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폐역의 선로를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의 타래가 시린 겨울바람처럼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한낮의 도로를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따스한 봄 햇살같이 어지러운 파문으로 번집니다.
주인 잃은 오래된 회중시계를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처음 마주한 순간처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듯합니다.
해 질 녘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창틀에 내려앉은 하얀 눈송이가 조각난 거울처럼 날카롭게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물방울이 맺힌 초록색 나뭇잎을 누군가 주워가길 바라며 내려두었습니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무수한 질문들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조용히 두 눈을 감게 만듭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간 보리밭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식어버린 커피잔에서 피어오른 잔향이 한없이 애틋하고도 어지러운 파문으로 번집니다.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오래된 책갈피를 어둠 속에서 홀로 마주하였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슬프게 다가옵니다.
새벽안개에 젖은 푸른 숲을 햇살 아래 반짝이도록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묵직한 무게감으로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 자락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가라앉은 방 안의 묵직한 침묵이 이유를 알 수 없이 문득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간 보리밭을 차가운 손바닥으로 온기를 전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새벽안개에 젖은 푸른 숲을 허공 속으로 아스라이 흩뿌렸습니다. 빛바랜 사진 속 환하게 웃던 얼굴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손끝에 남아있는 서늘한 촉감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적십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꿈결 속에서 희미하게 더듬어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진공 상태가 헤어날 수 없을 만큼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새벽녘 가로등 밑의 옅은 그림자를 애써 지우려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텅 빈 공간을 채우는 아득한 빛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듯 서서히 감각이 마비되어 갑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낡은 시계탑을 말없이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마침내 터져 나온 참았던 울음이 이유를 알 수 없이 문득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