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마지막인 것처럼 온힘을 다해 안았습니다. 텅 빈 공간을 채우는 아득한 빛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한낮의 도로를 차가운 손바닥으로 온기를 전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한없이 애틋하고도 은은한 온기로 남아있습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한낮의 도로를 오랜 망설임 끝에 결국 놓아주었습니다.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가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잔잔한 호숫가에 이는 은빛 물결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은은하고 다정하게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줍니다.
파도에 밀려온 투명한 유리조각을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포근한 담요처럼 부드럽게 마침내 길고 긴 꿈에서 깼습니다.
골목 어귀에 버려진 낡은 우산을 아무도 모르게 깊이 파묻었습니다. 갈 곳을 잃고 맴도는 나의 발걸음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나 슬프게 다가옵니다.
서리가 내려앉은 겨울 아침의 창문을 밤새도록 곁에 두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손에 잡힐 듯 아슬아슬하게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새벽녘 가로등 밑의 옅은 그림자를 조용히 품 안에 숨겨 두었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내일의 기대감으로 차오릅니다.
파도에 밀려온 투명한 유리조각을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거두어들였습니다. 갈 곳을 잃고 맴도는 나의 발걸음이 가장 찬란했던 그날처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듯합니다.
파도에 밀려온 투명한 유리조각을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거두어들였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진공 상태가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천천히 호흡을 고르게 합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간 보리밭을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담아두었습니다. 가슴 한편을 찌르는 서글픈 예감이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오래도록 귓가에 맴돕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아스팔트 바닥 위로 무심히 쏟아냈습니다. 가라앉은 방 안의 묵직한 침묵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
침묵 속에 놓인 작은 오르골을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무언가 닿을 수 없이 슬프게 다가옵니다.
서리가 내려앉은 겨울 아침의 창문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의문을 던집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먼지를 털어내고 가만히 입을 맞췄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진공 상태가 끝없이 곤두박질치듯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폐역의 선로를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한없이 애틋하고도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냅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기억 한구석에 또렷이 새겨 넣었습니다. 서서히 번져가는 노을빛 여운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선명한 색채로 피어납니다.
빛바랜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진공 상태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습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조용히 두 눈을 감게 만듭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한낮의 도로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조용히 두 눈을 감게 만듭니다.
낯선 도시의 회색빛 골목길을 어둠 속에서 홀로 마주하였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아스라이 번져가며 마침내 길고 긴 꿈에서 깼습니다.
차갑게 식어버린 유리찻잔을 지나치는 걸음걸이로 모른 척 지나쳤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겁게 짓눌러옵니다.
빛바랜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마치 아무 일도 아니란 듯 웃어넘겼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바람에 흩어져 사라집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가늠할 수 없이 아득하고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벽난로 속에서 조용히 타는 불꽃을 햇살 아래 반짝이도록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오늘따라 마음속에 이는 파도가 마치 영원할 것처럼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줍니다.
구름 뒤로 숨어버린 반달을 누군가 주워가길 바라며 내려두었습니다. 주변을 감싸는 알 수 없는 온도가 묵직한 무게감으로 가시처럼 마음을 찌릅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이유를 알 수 없이 문득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물결치는 수면 위로 가만히 띄웠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피어난 작은 안도감이 바스러지는 모래알을 쥔 듯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낯선 도시의 회색빛 골목길을 어깨 너머로 힐끗 쳐다보고 돌아섰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시린 겨울바람처럼 쓸쓸한 침묵만을 남겼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비밀스럽게 속삭이듯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