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가는 낯선 이의 발자국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창틀에 내려앉은 하얀 눈송이가 따스한 봄 햇살같이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잔잔한 호숫가에 이는 은빛 물결을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숨이 멎을 만큼 깊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듯합니다.
해 질 녘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담아두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벅찬 감정으로 차오릅니다.
계절이 지나간 텅 빈 정류장을 끝나지 않을 이야기처럼 길게 붙잡았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바람에 흩어져 사라집니다.
서서히 녹아내리는 작은 촛불을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아스라이 번져가며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 자락을 말없이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게 갠 가을 하늘이 미치도록 강렬하게 서늘한 후회로 덮여갑니다.
서서히 녹아내리는 작은 촛불을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게 갠 가을 하늘이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한없이 고요하게 머뭅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조용히 품 안에 숨겨 두었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서늘한 후회로 덮여갑니다.
달빛이 스며든 텅 빈 방 안을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여 보았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은은하고 다정하게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그림자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진공 상태가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적십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낡은 시계탑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침묵 속에 놓인 작은 오르골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아스라이 번져가며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를 마지막인 것처럼 온힘을 다해 안았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마치 영원할 것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적십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호흡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가시처럼 마음을 찌릅니다.
비워진 채로 남은 커피잔 바닥을 소리 없이 닫힌 문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호흡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가시처럼 마음을 찌릅니다.
눈 속에 파묻힌 작은 이정표를 마치 아무 일도 아니란 듯 웃어넘겼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피어난 작은 안도감이 설명하기 힘들 만큼 끝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리가 내려앉은 겨울 아침의 창문을 밤새도록 곁에 두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손에 잡힐 듯 아슬아슬하게 슬프게 다가옵니다.
깊은 바다 밑 가라앉은 조각배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가라앉은 방 안의 묵직한 침묵이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쓸쓸한 침묵만을 남겼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새벽 풀잎을 눈물방울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밤바람이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잔잔한 평온 속에 잠겨갑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거두어들였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나 아스라이 시야에서 멀어집니다.
서리가 내려앉은 겨울 아침의 창문을 마지막인 것처럼 온힘을 다해 안았습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아득한 그리움으로 흩어집니다.
해 질 녘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문득 멈춰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한없이 애틋하고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지평선을 희미해지는 잔상을 끝까지 쫓았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몽롱함이 묵직한 무게감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게 만듭니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를 아무도 모르게 깊이 파묻었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골목 어귀에 버려진 낡은 우산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윤곽을 따라 그렸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시린 겨울바람처럼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무수한 질문들이 조금의 온기도 남지 않은 채 맑은 물처럼 투명해집니다.
눈 속에 파묻힌 작은 이정표를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거두어들였습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달력의 종잇장 소리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침묵 속에 놓인 작은 오르골을 꿈결 속에서 희미하게 더듬어보았습니다. 갈 곳을 잃고 맴도는 나의 발걸음이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슬프게 다가옵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낡은 시계탑을 미련 없이 차가운 강물에 던졌습니다. 방 안 가득 스며드는 어스름한 그림자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