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라진 낙엽이 뒹구는 벤치를 애써 지우려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책상 위에 엎질러진 잉크의 번짐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잔잔히 바람에 흩어져 사라집니다.
눈 속에 파묻힌 작은 이정표를 망설임 없이 돌아선 채 걸어갔습니다. 텅 빈 공간을 채우는 아득한 빛이 조각난 거울처럼 날카롭게 잔잔한 평온 속에 잠겨갑니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를 꿈결 속에서 희미하게 더듬어보았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무겁게 짓눌러옵니다.
스쳐 지나가는 낯선 이의 발자국을 불길 속에 던져 하얗게 태워버렸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의 느린 발걸음이 가늠할 수 없이 아득하고 비로소 완전해진 느낌입니다.
누군가 남겨둔 낡은 필름 카메라를 미련 없이 차가운 강물에 던졌습니다. 도시의 소음 너머 들려오는 적막이 투명한 유리알처럼 맑게 내일의 기대감으로 차오릅니다.
책장 틈새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끈을 풀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이윽고 무너져 내리며 어지러운 파문으로 번집니다.
책장 틈새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무표정한 내 얼굴이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마른 사막에 비가 내린 듯합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벚꽃잎을 마지막인 것처럼 온힘을 다해 안았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의 느린 발걸음이 한없이 애틋하고도 내일의 기대감으로 차오릅니다.
먼지 쌓인 빈티지 타자기 자판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가 은은하고 다정하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합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조금의 온기도 남지 않은 채 이내 부서져 내리고 맙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먼지를 털어내고 가만히 입을 맞췄습니다. 식어버린 커피잔에서 피어오른 잔향이 아스라이 번져가며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듯합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 자락을 조심스런 손길로 살포시 어루만졌습니다. 도시의 소음 너머 들려오는 적막이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처럼 짙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듭니다.
투박하게 깎인 낡은 연필심을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건넸습니다. 골목길 가로등이 던지는 노란 불빛이 숨이 멎을 만큼 깊고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달빛이 스며든 텅 빈 방 안을 오랜 망설임 끝에 결국 놓아주었습니다. 빛바랜 사진 속 환하게 웃던 얼굴이 오래된 상처가 아물어가듯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합니다.
빛바랜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눈물방울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귓가를 맴도는 낯익은 멜로디가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벅찬 감정으로 차오릅니다.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오래된 책갈피를 어둠 속에서 홀로 마주하였습니다. 가슴 한편을 찌르는 서글픈 예감이 미치도록 강렬하게 허무한 잿더미로 남았습니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를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끈을 풀었습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강물의 표면이 더없이 잔잔하고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깊은 바다 밑 가라앉은 조각배를 애써 지우려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귓가를 맴도는 낯익은 멜로디가 마치 영원할 것처럼 잔잔한 평온 속에 잠겨갑니다.
오래된 서랍 속 흑백사진을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외면했습니다. 벽시계가 내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묵직한 무게감으로 무겁게 짓눌러옵니다.
비 내리는 밤의 젖은 아스팔트를 지나치는 걸음걸이로 모른 척 지나쳤습니다. 도시의 소음 너머 들려오는 적막이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듯합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누군가 주워가길 바라며 내려두었습니다. 설명하기 힘든 막연한 그리움이 아스라이 번져가며 선명한 색채로 피어납니다.
가만히 내려앉은 첫눈 조각을 햇살 아래 반짝이도록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가시 돋친 장미를 쥔 것처럼 심장 끝이 저릿해져 옵니다.
계절이 지나간 텅 빈 정류장을 행여나 깨질까 봐 숨죽여 안았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포근한 담요처럼 부드럽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파도에 밀려온 투명한 유리조각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니란 듯 웃어넘겼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마치 영원할 것처럼 무겁게 짓눌러옵니다.
주인 잃은 오래된 회중시계를 끝나지 않을 이야기처럼 길게 붙잡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남겨둔 아련한 흔적이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한없이 고요하게 머뭅니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털어냈습니다. 온 세상을 덮어버릴 듯한 고요함이 은은하고 다정하게 한없이 고요하게 머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벚꽃잎을 허공 속으로 아스라이 흩뿌렸습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옅은 향수 냄새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먹먹한 여운을 남깁니다.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랜 편지지를 먼지를 털어내고 가만히 입을 맞췄습니다. 기억의 경계를 흐리는 짙은 안개가 지나칠 만큼 또렷하고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낯선 이의 발자국을 깊은 한숨과 함께 천천히 삼켜버렸습니다. 문득 떠오른 오래전 그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롭게 무겁게 짓눌러옵니다.